아직도 한 번도 당신을 직접 뵙진 못했군요 기다림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를 기다려보지 못한 이들은 잘 모릅니다 좋아하면서도 만나지 못하고 서로 어긋나는 안타까움을 어긋나보지 않은 이들은 잘 모릅니다 날마다 그리움으로 길어진 꽃술 내 분홍빛 애틋한 사랑은 언제까지 홀로여야 할까요? 오랜세월 침묵속에서 나는 당신에게 말하는 법을 배웠고 어둠 속에서 위로 없이도 신뢰하는 법을 익혀왔습니다 죽어서라도 꼭 당신을 만나야지요 사랑은 죽음보다 강함을 오늘은 어제보다 더욱 믿으니까요
<이해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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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相思花, 꽃말 이룰 수 없는 사랑▲ 사람들은 상사화꽃 하면 함평군 용천사나 고창군 선운사를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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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창 선운사에 휘드러진 상사화 ▲
뜻풀이처럼 ‘서로를 그리워하는 꽃’ 상사화는 6월이면 형체도 없이 잎은 시들고 석달 열흘을 보내고 난 9월에야 꽃대를 세운다
아주 오랜 옛날 산사 깊숙한 토굴에서 용맹정진 하던 젊은 스님이 있었다 그러던 9월 어느 날 소나기가 장대처럼 내리던 날 스님은 불공을 드리러 왔다가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한 여인에게 한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다 수행도 멈추고 가슴앓이를 하던 스님은 석달 열흘만에 상사병으로 피를 토하고 죽고 쓰러진 곳에 붉은 꽃이 피어났는데 바로 그 꽃이 상사화라는 것이다
그래서 훗날 사람들은 서로를 그리워 하지만 만날 수 없는 숨바꼭질 같은 사랑을 상사화 사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