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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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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완수
댓글 0건 조회 7,215회 작성일 04-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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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사계절에 담긴 인생의 사계

천진한 동자승이 소년기, 청년기, 중년기를 거쳐
장년기에 이르는 파란 많은 인생사가 신비로운 호수 위
암자의 아름다운 사계(四季)위에 그려진다.


봄... 업 : 장난에 빠진 아이, 살생의 업을 시작하다.

만물이 생성하는 봄. 숲에서 잡은 개구리와 뱀, 물고기에게
실을 꽁꽁 묶어 돌을 매달아 괴롭히는 짓궂은 장난에 빠져
천진한 웃음을 터트리는 동자승.
그 모습을 지켜보던 노승은 잠든 동자승의 등에 돌을 묶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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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깬 아이가 울먹이며 힘들다고 하소연하자,
노승은 잘못을 되돌려놓지 못하면 평생의 업이 되어,
마음속에 담고 살아가야 할 것이니,
다시 가서 개구리와 뱀 물고기를 살려주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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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욕망 : 사랑에 눈뜬 소년, 집착을 알게되다.

동자승이 자라 17세 소년이 되었을 때,
산사에 동갑내기 소녀가 요양하러 들어온다.
모든병은 마음에서 오는 것이라고 하며
맑은공기 접하며 생활을 하지만,
소년의 마음에 소녀를 향한 뜨거운 사랑이 차오르고,
노승도 그들의 사랑을 감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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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이 다 나았기에 노승은 소녀를 떠나 보내고,
소녀가 떠난 후 더욱 깊어가는 사랑의 집착을
떨치지 못한 소년은 산사를 떠나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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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분노 : 살의를 품은 남자, 고통에 빠지다.

절을 떠난 후 십여년 만에 배신한 아내를 죽인 살인범이 되어
산사로 도피해 다시 들어온 남자.
단풍만큼이나 붉게 타오르는 분노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불상 앞에서 자살을 시도하자 그를 모질게 매질하는 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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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노승이 바닥에 써준 반야심경을 새기며 마음을 다스리고,
죄갑은 치뤄야 한다며 경찰을 따라 나서고...
남자를 떠나보낸 고요한 산사에서 노승은 배 위에서 장작을 올려놓고,
조용히 혼자 다비식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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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비움(公) : 무의미를 느끼는 중년, 내면의 평화를 구하다.

중년의 나이로 폐허가 된 산사로 돌아온 남자.
노승의 사리를 수습해 얼음불상을 만들고,
겨울 산사에서 심신을 수련하며 내면의 평화를 구하는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절을 찾아온 이름 모를 여인이
어린 아이만을 남겨둔 채 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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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봄... 새로운 인생의 사계가 시작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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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된 남자는 어느새 자라난 동자승과 함께
산사의 평화로운 봄날을 보내고 있다.
동자승은 그 봄의 아이처럼 개구리와 뱀의 입속에 돌맹이를 집어넣는
장난을 치며 해맑은 웃음을 터트리고 있다.
자신이 어릴 때 했던 그모습 그대로...

사계절에 비유되는 우리의 삶을
깊은 산속 연못 위에 단아하게 떠 있는 사찰에 살고 있는 스님과
그 주변의 자연을 통해 그려본다.

동자승이 소년이 되고 청년, 중년을 거쳐 노년에 이르는,
한 인물의 다섯 단락 인생이야기를,
각 계절의 시작과 끝의 이미지를,
인간으로 살아가는 우리들 속에 내재하고 변해가는 속성과 숙성의 의미를,
그렇게 순환되고 생성하는 우리의 삶을...
순수 속의 잔인함, 욕망 속의 집착, 살의 속의 고통, 번뇌 속의 해탈을...

기가 육체를 만들고 육체가 단풍처럼 변하고 썩어 이슬로 땅에 스며드는
사람이, 사계절의 반복과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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