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남도의 명산’ 영암 월출산과 구림마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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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산행 나서니 앞장선 안개무리


△ 월출산 형제봉쪽 산자락에서 바라본 바위봉우리들. 왼쪽에 시루봉 줄기와 뫼봉 사이에 걸린 구름다리가 보인다. 가운데 높은 봉우리는 사자봉이다.
왕인박사 옛 자취 아끎을 위함인가
월출산의 아침은 안개속에서 밝는다. 안개속에서 바람골 물소리가 짙어지고, 버드나무 새순이 터진다. 월출산의 봄은 그래서 달이 없어도 아름답다. 정성들여 쌓아올린 듯 수려한 바위 무리가 안개에 씻긴 서늘한 모습으로 산행객을 반기는 월출산으로 떠난다. ‘달뜨는 산’이 아니더라도, 볼거리·먹을거리가 쏠쏠해 여행객을 들뜨게 만드는 고장이 영암이다.
봄빛 머금은 ‘남도의 명산’
월출산 안개는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였던 모양이다. “월출산 놉더니마난(난) 온 거시 안개로다/천황 제일봉을 일시에 가(가)리와다/두어라 해(해) 펴딘 휘면 안개 아니 거드랴.”(고산 윤선도의 <산중신곡> 중 ‘조무요’) 월출산 아침 산행은 그래서 신비롭기까지 하다. 813m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온통 바위산인데다 골골이 안개가 피어올라 ‘신령스런 바위산’으로서의 이름값을 한다. 옛날 월출산에 움직이는 바위가 셋 있었는데, 중국 사람들이 몰래 바위들을 밀어 떨어뜨렸다고 한다. 그러나 그중 한 바위가 다시 산위로 기어올라가, 신령스런 바위가 있는 곳이라 하여 산밑 고을을 영암이라 했다고 한다.
산행은 가파른 오르막인 천황사쪽으로 올라 비교적 완만하게 내려서는 도갑사쪽 하산 코스를 택하는 게 무난하다. 천황사 터를 지나 숨이 턱에 차는 가파른 바윗길을 철제 난간과 밧줄에 의지해 40분쯤 오르면 월출산의 명물 구름다리를 만난다. 시루봉과 뫼봉을 잇는 길이 52m, 폭 60㎝의 출렁이는 다리로, 밑은 120m의 까마득한 낭떠러지다. 여기서 다시 가파른 계단을 올라 사자봉으로 오른다. 정상인 천황봉까지는 구름다리에서 다시 50분 거리. 정상에 서면 북으로는 영암읍내가, 남서쪽으로는 구정봉·향로봉·주지봉으로 이어진 월출산국립공원 산줄기들이 벋어 있고 그 너머로는 강진땅이 눈에 잡힌다. 천황봉에서 바람재 지나 구정봉까지의 바위능선길이 특히 아름다운데, 여름이면 산비탈이 원추리 등 야생화들의 세상으로 바뀌는 곳이다. 구정봉은 널찍한 바위바닥에 9개의 구덩이가 파여 있는 봉우리다. 여기서 북서쪽 비탈로 700m 쯤 내려서면 고려 초기에 제작된, 높이가 8m나 되는 마애여래좌상을 볼 수 있다. 더 아래엔 용암사 터가 있다. 천황사에서 도갑사까지 종주코스는 8.5㎞, 6시간 거리다.
강진쪽 금릉경포대에서 올라 천황사로 내려오거나(5시간), 도갑사에서 시작해 금릉경포내로 내려서는 코스(4시간30분)도 있다. 2~3시간의 산행을 계획한다면 천황사쪽으로 올라 구름다리 건너 뫼봉~사자봉 거쳐 정상을 밟은 뒤 바람폭포쪽으로 내려와 천황사로 하산해도 좋다. 더 간편하게는 천황사~구름다리~200m 철계단 거쳐 바람골을 타고 천황사쪽으로 하산하는 2시간 안쪽 코스를 택한다.
왕인 박사 태어난 구림마을
![]() | ![]() △ 월출산 구름다리를 건너고 있는 산행객들. |
한겨레신문 (영암/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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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 영암의 먹을거리의 대명사는 갈비탕에 낙지를 함께 넣어 끓인 갈낙탕과 ‘못생긴 게 맛은 최고’라는 짱뚱어탕 등이다. 작은 낙지 두세마리만을 끓여내는 연포탕도 시원하고 담백하다. 학산면 독천리의 영명식당(061-472-4027)과 독천식당(061-472-4222), 영암군청앞 중원회관(061-473-6700)과 동락회관(061-473-2892) 등은 이 세가지를 모두 잘 하는 식당들이다.
●묵을곳= 영암읍 대신리 소프트모텔(061-471-8101)은 도심에서 5분 가량 떨어져 있으나 최근 지어 깨끗하다. 3만원. 군서면 해창리의 월출산온천관광호텔(061-473-6311)은 9만7000원. 온천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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