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선배님의 목소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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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회(고18회)친구들아
잠시 일손을 놓고 선배님의 외치는 소리를 들어 보자
광야(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즈런한 계절이 피어선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나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광야>는 광야에 길이 열리는 과정과 눈 속에서 피는 매화와 식민지 현실을 비유적으로 결합, 육사의 초극의지를 잘 보여주는 시 중의 하나이다. 1,2,3연은 광야에 문명이 열리는 과정을 노래하고 있다. 천지가 개벽되고 광야에는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시간이 오랜 동안 지속된다. 오랜 시간이 지나 산맥이 형성되고 바다를 향해 휘달릴 때도 광야는 태초의 신비를 간직한 채 황무지로 남아 있다. 그 폐허와 같은 장소에 강물이 길을 열고 문명의 꽃이 핀 것은 오랜 세월 부지런한 계절의 피고 짐으로 인해 비롯된 것이다.
4연은 눈 속에 핀 매화를 통해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식물의 생명력을 노래하고 그것을 다시 식민지 현실과 비유적으로 결합시키고 있다. 오랜 세월 부지런한 계절의 피고 짐 이후에 비로소 광야에 길이 열렸듯이 오랜 준비 끝에 눈 속에 매화가 피었다. 마찬가지로 지금 눈내리는 혹독한 계절로 비유되는 죽음의 시대이지만 내가 여기에 뿌리는 가난한 노래이 씨는 언젠가는 이 광야에 노래의 꽃을 피우게 할 것이다.
절망적 영탄이나 가학적 자기부정을 통한 소극적 저항으로 시대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부정적인 상황 속에서도 무엇인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실천과 준비가 있지 않으면 죽음과 같은 식민지 상황은 벗어날 길 없다는 인식 전환이 나타나는 시이다. 이 <광야>에서 육사는 결코 식민지 상황을 가볍게 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처리하지 않고 있다. 이 시에서 현실의 가혹함은 시인으로 하여금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고 써야 될 만큼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적 상황이다. 그러나 이 시는 그러한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실천하려는 이육사의 남성적인 초극의지를 두드러지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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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일손을 놓고 선배님의 외치는 소리를 들어 보자
광야(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즈런한 계절이 피어선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나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광야>는 광야에 길이 열리는 과정과 눈 속에서 피는 매화와 식민지 현실을 비유적으로 결합, 육사의 초극의지를 잘 보여주는 시 중의 하나이다. 1,2,3연은 광야에 문명이 열리는 과정을 노래하고 있다. 천지가 개벽되고 광야에는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시간이 오랜 동안 지속된다. 오랜 시간이 지나 산맥이 형성되고 바다를 향해 휘달릴 때도 광야는 태초의 신비를 간직한 채 황무지로 남아 있다. 그 폐허와 같은 장소에 강물이 길을 열고 문명의 꽃이 핀 것은 오랜 세월 부지런한 계절의 피고 짐으로 인해 비롯된 것이다.
4연은 눈 속에 핀 매화를 통해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식물의 생명력을 노래하고 그것을 다시 식민지 현실과 비유적으로 결합시키고 있다. 오랜 세월 부지런한 계절의 피고 짐 이후에 비로소 광야에 길이 열렸듯이 오랜 준비 끝에 눈 속에 매화가 피었다. 마찬가지로 지금 눈내리는 혹독한 계절로 비유되는 죽음의 시대이지만 내가 여기에 뿌리는 가난한 노래이 씨는 언젠가는 이 광야에 노래의 꽃을 피우게 할 것이다.
절망적 영탄이나 가학적 자기부정을 통한 소극적 저항으로 시대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부정적인 상황 속에서도 무엇인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실천과 준비가 있지 않으면 죽음과 같은 식민지 상황은 벗어날 길 없다는 인식 전환이 나타나는 시이다. 이 <광야>에서 육사는 결코 식민지 상황을 가볍게 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처리하지 않고 있다. 이 시에서 현실의 가혹함은 시인으로 하여금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고 써야 될 만큼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적 상황이다. 그러나 이 시는 그러한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실천하려는 이육사의 남성적인 초극의지를 두드러지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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