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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연인 같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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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병기
댓글 0건 조회 7,108회 작성일 02-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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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친구보다는 이성의 분위기가 풍기면서
그러나 애인보다는 단순한 감정이 유지되는
여자 친구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

남자 친구보다는 용모에도 조금은 긴장감을 느끼고
애인보다는 자유로운 거리감을 둘 수 있는
여자 친구가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

너무 자주는 말고 가끔은 내게 전화를 해서 건강도 묻고
가족의 안부를 물어 주며
혹간은 너는 아직도 멋있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여자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어쩌다가 연극이나 음악회의 초대권이 생기면
가장 먼저 나를 떠올려
같이 갈 수 있느냐고 물어 준다면 더욱 기쁠 것 같다.

날씨의 변화에도 민감해서
비오는 날이나 바람 부는 날
문득 거리를 걷다가 공중전화에 들어가
내게 전화해 주는 관심이 있는 여자.
그런 여자 친구라면
내게 아직도 친구가 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따뜻해질 것 같다.

내가 몹시도 쓸쓸한 날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까 갈등 없이
전화할 수 있는 여자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나 지금 외로워" 라고 말해도 별다른 비약 없이
순수하게 내 감정을 이해하고
적당한 유머로 날 위로해 주는 여자 친구가 있다면....

그래,, 그런 여자 친구가 있다면
바쁜 시간을 보내다가 어느날 시간이 텅 빌 때 차나 하자고
일방적인 시간 때우기를 해도
그것을 우정의 표현으로 받아들이고
비좁은 거리를 달려와 주는 여자 친구가 있다면
제법 인생이 부유해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조금 먼 거리를 단둘이 드라이브하며
깊은 인생 이야기를 하면서도 무리하게 꾹꾹 눌러야 할
그런 속수무책의 감정이 일어나지 않는
맑은 우정의 여자 친구.

음악을 얘기하고
영화를 얘기하고
앞으로의 늙어가는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공감의 우정을 갖는 여자 친구.

그런 여자 친구가 있다면
미스코리아나 월드가 되는 친구보다 행복할 것이다.

좀더 욕심을 내자면
애인은 아니지만
애인 비슷한 관심을 가져주는 여자 친구였으면 한다.

더러는 손수 짠 털 목도리를 가져와서
목에 걸쳐주며 이리저리 매무새까지 고쳐주며
나를 감동시키는 여자 친구.

어쩌다가 한번쯤 "힘들지?" 하며
내 깊은 설움을 헤아려주는 배려가 있다면
그가 날 멀리해도 내가 평생 친구로 섬길 것이다.

나이가 들었으므로 너무 용모를 따지지는 않아야겠지.
그러나 키가 크지도 작지도 않으며 강력한 의지력 뒤에
부드러운 미소가 있는 여자
그보다 마음이 따뜻하고
늘 상대를 더 의식하는 인격을 갖춘 여자 친구라면
그런 여자 친구가 있다면
나이를 먹어가더라도 외롭지 않을 것이다.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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